◆ 2022



사라지고 생기는 것들_1
Things that are going away and existing_1
2022, oil stick, oil pastel on paper, 400x150cm

사라지고 생기는 것들_2
Things that are going away and existing_2
2022, oil stick, oil pastel on paper, 400x150cm


사라지고 생기는 것들_1 (디테일)
Things that are going away and existing_1 (Detail)


사라지고 생기는 것들_2 (디테일)
Things that are going away and existing_2 (Detail)







외유(外遊)  Trip
2022, oil stick, oil pastel on paper panel, 106.6x130.3cm 4ea




7월의 나들이_어긋난 풍경_2
2022, oil stick, oil pastel on bast fiber fabric, 279.2x150.3cm




한 어중간한 사람이 있었다 There was an Ambiguous Person
2022, oil stick, oil pastel on paper, 400x150cm 4ea.


한 어중간한 사람이 있었다 (디테일)

There was an Ambiguous Person (Detail)

한 어중간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나이는 적지도 많지도 않다.
키가 크지도 작지도 않다.
머리숱이 많지도 적지도 않고 길이가 길지도 짧지도 않다.
외모가 좋은 편도 나쁜 편도 아니다.
좋은 직장을 다니지도 않고, 백수도 아닌, 자신이 먹고 살 만큼만 번다.
적당히 성실하고 적당히 게으름을 피운다.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것 같기도 하고, 소통이 단절된 가정에서 자란 것 같기도 하다.
그는 도덕적으로 나쁜 짓을 하는 사람도, 남에게 선행을 잘 베푸는 사람도 아니다.
특별히 똑똑하지 않지만 이해력이 나쁘지도 않다.



그는 자신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한다.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살피며 배려한다.
그는 남을 판단하기도 하면서, “그럴 수도 있지, 그런 면도 있구나, 내가 본 게 다가 아닐 거야.” 하고 생각한다.
그는 열린 귀를 가졌지만 종종 닫아놓는다.
그는 친구가 많지도 적지도 않으며,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내려 노력한다.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정도의 친구를 꼽는다면, 한두 명 정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예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크게 외로워하지는 않지만 나중에 홀로 남을까 걱정을 한다.
그는 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을 알면서도 모른다.

그는 자신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한다.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살피며 배려한다.
그는 남을 판단하기도 하면서, “그럴 수도 있지, 그런 면도 있구나, 내가 본 게 다가 아닐 거야.” 하고 생각한다.
그는 열린 귀를 가졌지만 종종 닫아놓는다.
그는 친구가 많지도 적지도 않으며,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내려 노력한다.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정도의 친구를 꼽는다면, 한두 명 정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예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크게 외로워하지는 않지만 나중에 홀로 남을까 걱정을 한다.
그는 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을 알면서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그에게 안정적인 직업을 제안한다.
어떤 사람은 그에게 “너가 착해서 그래.”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그가 빨리 좋은 인연을 만나길 바라고, 빨리 좋은 가정을 꾸리길 바란다.
어떤 사람은 그에게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 제안한다.
어떤 사람은 그에게 사실 큰 관심이 없다.
어떤 사람은 그가 대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만 하기를 바란다.
어떤 사람은 그에게 “너는 조금만 살을 빼면 예쁠 텐데.”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그는 게으르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생각만 많은 그를 답답해한다.
어떤 사람은 그에게 소심하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그에게 “너는 부지런한 사람이야.”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그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한다.



어중간한 그는 어중간한 하루를 보냈다.
어중간한 시간에 일어나서 어중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어중간하게 시간을 낭비하다가 아점을 먹었다.
집을 나설 때 이웃과 마주치면 어중간한 목례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상대방에게 어설픈 미소를 보이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의 작업실은 꽤나 먼 곳에 있으므로, 어정쩡한 시간에 도착하곤 했다.

그는 애매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현실의 모습을 그리고 있으면서도 딱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사실적인 묘사는 잘 하는 편이지만 딱히 개성이 있지는 않았다.
섬세하게 그리는 듯 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게 리얼하지도 않았다.
그는 자책했다.







조각들 Pieces
2022, oil stick, oil pastel on canvas, 227.3x181.8cm


© Lee, Ju-Yeon